'회의가 업무 생산성을 갉아먹는 주범이니 회의를 줄여야 한다'는 이야기는 이제 상식으로 통용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회의를 없애거나 몰아서 하려 한다. 좋은 시도지만, 그렇게 해서는 절대 회의가 줄어들지 않는다. 아니, 회의를 줄인 효과를 얻지 못한다. 극단적으로는 집중근무시간이라는 방법도 도입하지만, 이내 흐지부지된다. 회의가 필요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회의를 하는 이유는 다른 사람과 협업을 하기 때문이다. 회의는 내 머릿속의 정보를 타인에게, 타인의 머릿속에 있는 정보를 나에게 옮기는 무척이나 불완전하며 정보 소실률 높은 과정이다. 회의의 성격 따라서 약간 성질이 다를 수도 있긴 하지만, 정보의 교류라는 본질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

생산성을 높이려면 되도록 적은 사람이 일해야 한다. 그리고 가까이 붙어서 일해야 하고, 일을 작은 덩어리로 나눠서 해야 한다. 많은 사람이 일하면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상승하고,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상승하면 일을 일괄처리로 진행하려는 경향이 생긴다. 일괄처리로 진행하려면 어딘가의 버퍼에 일을 쌓아둬야 하지만, 쌓아둔 일은 한여름날 두엄더미처럼 금새 썩어 유효하지 않게 된다. 

유효하지 않은 일을 유효하게 만들려면 계속 갱신하고 전달해야 하는데, 갱신하는 쪽도, 갱신한 걸 전달받는 쪽도 괴롭기 그지없다. 구체적으로 어느 부분이 바뀌었는지를 매번 설명하는 건 노역에 가깝다. 그리고 그 틈 사이에 누락이라는 악마가 입을 벌리고 있다.

그러므로 회의를 없앤다는 건, 조직이 별다른 회의조차 할 필요 없을만큼 강하게 동기화된 조직을 만든다는 의미여야 하고,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일하는 사람들을 하나의 시계를 바라보게 해야 한다는 의미여야 한다. 회의는 리팩토링이 필요하다는 걸 알리는 나쁜 냄새다. 음식이 상해서 냄새가 나는데 냄새를 제거했다고 음식이 멀쩡하다 말할 수 없는 것처럼, 회의 자체를 억제한다고 해서 절대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그냥 이유 없이 회의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는 경우는 예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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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이 열리고, 음악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연기는 나를 감추는 일일까, 아니면 드러내는 일일까.
어쨌거나 무대 위로 뛰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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